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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축구계 묵은 관행, 법의 사각지대는 없을까

기사입력 : 2017.08.12      기사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페이스북 공유


[스포탈코리아] 홍의택 기자= 대학 축구계 처음으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위반 혐의 사례가 나왔다.

전북 임실경찰서는 지난 8일 사립대학교 축구부 감독 김 씨, 돈을 건넨 것으로 보이는 한 씨 등 총 2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 감독이 학교에서 나오는 월급 외 학부모로부터 월급 및 판공비 등을 추가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 금액이 지난해 9월 말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올 3월까지 총 3,500여만 원에 달한다고 알렸다.

■ 떠오를 수밖에 없는 관행과 구조의 문제
학교 재정만으로 돌아가는 대학 스포츠는 사실상 없다. 금액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소위 명문대라 불리는 대학부터 지방 소재 대학까지 학부모들이 부담하는 이른바 '회비'로 운영된다. 학교가 직접 팀을 책임지지 못하자, 자체적으로 돈을 걷어 자생 방법을 찾고자 한 것이다. 개중엔 임금이 밀리는 열악한 곳도 제법 된다.

김 감독도 그러한 케이스다. 형식적 신분은 교직원이다. 하지만 학교에서 받은 급여는 지난 2015년 연말부터 세전 금액 150만 원씩 네 차례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법으로 정한 최저 임금에도 미치지 못하자, 계약 당시부터 "부족한 부분은 학부모 회비를 끌어오라"는 얘기를 들었다. 대학 축구와 관련된 한 인물은 "학부모들이 돈을 내는 걸 전부 막으면 팀이 유지될 수 없다"며 관례를 시인했다.

일각에서는 이런 급여 구조가 감독의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제기했다. 모 팀을 지도하는 한 감독은 "우리도 최소한의 삶은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항변하면서 "어떤 학교는 돈줄을 쥔 학부모가 갑 행세를 한다. 감독이 마음에 안 들면 갈아치우는 곳도 있다"며 세태를 고발했다.

■ 법 집행만으로는 재발 방지가 불가능한 현실
현재로썬 수사 단계다. 아직은 처벌 여부가 불명확하다. 이와 별개로 이번 사건에 눈길이 쏠리는 건 청탁금지법 관련 최초 케이스가 됐기 때문이다.

축구계 전반을 뒤덮은 어둠만 걷어낼 수만 있다면 쌍수 들고 환영할 일이다. 다만 우려스러운 시선도 존재한다. 통증을 참아서라도 환부를 도려내고자 하나, 전체가 사장될 수 있다는 걱정도 있다. "무조건 법대로 하라"는 말도 당장 축구로 취업을 바라보는 당사자들에게는 청천벽력과 같다. 쉬쉬하면서 변종 케이스로 뻗어 나가리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나름의 대책을 마련한 곳도 있다.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학교 측에서 직접 나섰다. 학부모들이 걷던 회비를 학교 후원금 식으로 관리한다. 대회 출전, 전지훈련 등 경비가 필요할 때는 청구하는 식으로 집행한다. 하지만 이렇게 적극적으로 두 손 걷어붙인 학교는 현실적으로 극소수다.

또 다른 관계자의 말도 씁쓸하다. "수십 년간 이어온 관행을 하루아침에 뒤집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시인했다. "급진적인 방법이 쉽지만은 않다. 회비가 조금이라도 투명하게 쓰일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게 전부"라고 부연했다.

당장 한 사례의 처벌 여부를 넘어서 볼 일이다. 동일 케이스의 끊임없는 재발을 방지하려면 제도적 뒷받침이 절실하다. 장기적 안목에서 시스템을 보완하는 게 아니라면 또다시 반복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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